My/Story

나의 군대 이야기

알찬돌삐 2005. 6. 24. 06:33
이리저리 블로그 링크를 타고 여행을 다니다 보면 군대 이야기가 참 많이 나온다.
군대 이야기를 보니 나도 군대 생각이 아릇하게 떠오르네.
좀 길겠지만서두 한번 적어봐야지.
(반말투로 적어서 기분 나쁘시더라도 이해를.. 독백체라고 생각하세요 ^^)

집에서 출발하여 입소하기까지...
IMF 의 돌풍이 몰아치고 간 여파가 아직도 많이 남아있던..
군에 지원을 하였지만 대기자가 너무 많아서 6개월은 기다리라는 대구병무청의 말에 어찌할수가 없더라.
매도 빨리 맞는게 낫다고..
사촌형이 해군에 지원하라고 했다. 사촌형도 해군 나왔다.
해군갑판병.......
그래서 진해 해군사령부에 사촌형 아는 상사분에게 부탁해서 지원을 했다.
바로 입대날짜가 날아오더군..

1999년 4월 12일날이 입대날짜였다.
4월 11일날 점심을 먹자마자 친척집에 인사를 드리러 갔다.
군대 간다고 인사를 하러.
하필 그 날이 외가댁 결혼식이라서 외가쪽 친지들이 참 많았다.
돈도 꽤 받았다 -0-
차비하라면서 받은 돈이 음 ㅡㅡ;;
아버지한테 차비받고 친척들한테 얼마씩 받고 외가댁 친지들한테 받고 나니 50만원정도 되었던거 같다.

부모님에게 
"아버지 어머니 저 갔다올께요. 전화할수 있으면 할께요."
이 말을 하고 집에서 걸어나오는데 엄마가 우는 것이다...
갑자기 나도 눈물이 나서 후다닥 뛰쳐나왔다.
나가면서 아버지한테 인사를 하고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으로 버스터미널로 향했다.
울면서 걸어갔다.

지금 생각하면 다 큰 놈이 울면서 걸어가다니...

버스터미널에 가니 나의 친구인 재형이와 진명이가 있었다.
고향 친구이자 학교 동창들......
진해까지 같이 동행을 하기로 했다.
진보에서 안동으로 가서 마산행 고속버스를 타고 마산 합성동 버스터미널에 도착하니 저녁쯤 되었다.

마산에서 재형이와 진명이랑 술 마시면서 놀다가 여관에 투숙하여 잠을 잤다.
아침에 일어나니 속도 울렁울렁 거리고 밥은 먹어야겠고 입대시간은 다가오고 사람 죽겠더만.

짱깨집에 갔다.
훈련소 가면 이제 못 먹을꺼라는 생각에 짜장면이랑 탕수육을 시켰다.
짜장면이 먼저 나오는 바람에 배가 불러서 결국 탕수육은 조금밖에 못 먹었다.
후에 훈련소에서 얼마나 탕수육 생각이 나던지 ㅋㅋ;

진해로 가는 버스를 타고 해군기초군사학교 앞에 도착했다.
해군기초군사학교가 훈련소이다.
육군으로 따지면 논산훈련소 같은곳..
아직도 주소가 생각이 난다.
경남 진해시 경화동 해군기초군사학교

기초군사학교 앞에 총 들고 서 있는 군바리들의 모습..
으...... 진짜 들어가기 싫더라 ㅠ.ㅠ
들어가는 날 하필 부슬부슬 비가 내리는..
최악의 날
그때 참 벚꽃이 휘날리면서 비가 내리는..
아~~~~~~~~~ 우울한 그 날이여
재형이와 진명이는 뒤에서 따라오고 난 앞장서서 걷고 ㅋㅋ
왜 앞장서서 걸었는지 이해 안된다.
재형인지 진명인지 모르지만 휴대폰 빌려서 집에 전화했다.
뭐라했는지 기억은 안 난다.

단지 대강 생각하건데
지금 훈련소에요 들어가는 중이에요
아버지는 몸 조심하라고 그런 얘길 한거 같고
엄마는 또 훌쩍이던거 같은데
아버지한테 엄마 달래주라고 하고 전화를 끊었다.

군바리들이 가족분들과 친구,애인들은 이제 훈련소 밖으로 나가라고 하더라......
우리보고도 "줄 맞춰서 서 주십시오" 이카더라.
가족과 친구, 애인들이 훈련소 밖으로 나가자마자
"야 새xxx아 빨리 빨리 안 움직여"
ㅡㅡ;;;;;;;;;;
엄.........무셔 ㅡㅡ;
후다닥 움직이더라. ㅋㅋㅋ


해군기초군사학교에 입소하여.....
1999년 4월 12일..
비 내리는 그 날 난 해군기초군사학교에 입소하였다.
근데 입소하자마자 군복을 안 주더라.
훈련기간이 7주라면서
처음 1주는 입소대기기간인가 뭐라면서
처음 1주는 훈련받다가 못 견디겠는 사람 나가란다.
진짜 웃겼다 ㅋㅋ
샌달 신고 구보하고 정장 입고 뛰어댕기고 구르고 ㅋㅋㅋ

입소하고 나서 5일째 되던날인가?
하사들이랑 소위 중위가 나와서 애들 다 모아놓고
그때 난 해군 해상병 434기였다.
1000명 넘었다는거 같은데.
갑자기 훈련 못 받겠는 사람 일어서라면서..
지금 일어나면 집에 보내준다고 일어나도 아무런 불이익 없으니깐 걱정 말라고..
몇명이 일어나니깐 애들 우루루 일어나는...
대략 100명 정도가 일어난거 같았는데
난 5일 훈련받은게 아까워서 못 일어나겠더라 ㅠ.ㅠ

그리고 이틀후에 군복이 지급되었다.
재활용 군복 -_-;
때에 찌들은...
워커도.......
모자도.......

입고 나니 참..... 애들이 그렇게 불쌍해보일수가 없더라.
나도 불쌍하게 보였겠지만..

훈련받다가 비 오는 날 계단 모서리에 얼굴 처박아서 벌렁 뒤집어진일 하며 각개전투하러 훈련장 갔는데 해병대 상사와서 빡시게 굴렀다가 논두렁에서 잠수하라고 해서 ㅠ.ㅠ 우리 기수애들 전부 피부병 걸려서 그 다음기수부터 잠수는 안했지 ㅡㅡ;;

4~5월달에 뭔 넘의 학생들이 병영체험이라면서 그리도 많이 오는지.
걔들 땜에 훈련 더 빡세게 받았다.

화생방 훈련할때도 애들 막 오바이트하고 ㅋㅋ;
앞에 앉은 애 등에다가 오바이트 해버리고 ..

지금 생각하면 정말 추억이다.

훈련 중반쯤에 우리 앞 기수애들 다섯명인가? 부식창고에서 아이스크림 훔쳐먹다가 유급당해서 우리 기수랑 같이 훈련 받고 ㅋㅋ;
걔들 막 울던데...쯧쯧

그렇게 7주의 훈련은 마무리되었다.
훈련소 마지막 날 화장실에서 담배 필 때 와.~~ 그 맛이란 ...


해군전투병과에 입소하여....
해군은 어찌된게 전부 학교냐 ㅋㅋ;
전투병과학교... 기초군사학교 옆에 있는 곳에 들어갔다.
난 갑판병에 지원하지 않고 조타병(일년에 세네번씩 한번에 30~40명 정도 뽑는다)에 지원했는데 조타병으로 가게 되었다.

조타병으로 가서 수기신호랑 모르스부호 해군기랑 각종 깃발에 대해서 배우고 빽빽이도 졸라 했다.

모르스부호 하루에 200번씩 쓰고 외우고 ㅠ.ㅠ


전투병과학교 교육기간중 집에 전화를 할 수 있게 되었다.
공중전화로 가서 1541 로 전화걸었는데
나 "여보세요"
엄마 "여보세요"
나 "엄마..."
엄마 "아이고 이게 누구로 성우라 니가 어쩐 일이고"
그만 엄마 목소리를 듣는 순간 울고 말았다 ㅠ^ㅠ

집에 전화통화를 할 수 있게 되어 매일매일 전화를 하고 동생한테 부모님한테 소포로 붙여돌라 편지지 없다 뭐 없다 이것저것 부탁했던거 같다.
그래선 안되는거였는데..
그러다가 교육을 마치고 실무로 넘어가게 되었다.

실무에 배치받다......
교육을 마치고 100일 휴가를 갔다오니 난 xxxxxxxxxxxxx 의 한국형구축함인 xxx 를 타게 되었다.
코멘트부분때문에 추가 설명을 적어요~~
((제가 입대하였을 당시에는 KDX 가 없었기 때문에
FFK 를 보고 한국형구축함이라고 불렸구요.
그 뒤에 KDX 가 나와서 한국형구축함이라고 다시 불렀지요.
엄밀히 따지자면 프리깃정도급이었습니다.))
군사보안상 적을수는 없다 ㅡ_ㅡ;;
따지지 말기를...
군대에서 이렇게 교육을 받았기 때문에 ㅋ;
참 배 타면서 말 오질나게 안 들었다.
일병때는 상병한테 게기고
상병때는 병장한테 게기고
병장때 하사한테도 게기고 대위한테도 게기고
나보다 18개월 고참이랑 침실에서 치고박고 싸우다가 내무반장(하사)한테 걸려서 원사한테 불려가서 한번만 더 싸우면 휴가고 뭐고 없다고 ㅋ;;
유도탄 하역작업하는데 에어콘 뒤에서 짱박혀서 자다가 일어나니 저녁때가 되어서 나 찾고 난리났었다는 ㅋ;ㅋ
그래도 군 생활하면서 잘한거는 집에 면회오라고 한번도 말하지 않았다는거다.
면회 온다고 하면 오지말라고 피곤하신데 뭐하러 오시냐고...

이런 저런 군생활을 거치면서....
2001년 8월 11일 전역하였다.

참 적을게 많은데..

담에 시간 내어서 훈련소에서 적은 "수양록" 을 적어볼까 한다.
수양록 다 적으면 개인적으로 군생활때 적은 일기장도 블로그에 다 옮겨봐야지...

지금 현재 KDX-3[각주:1] 를 개발중이라고 한다.


  1. KDX-3 는 이지스 시스템이다. 이지스 시스템이란 목표의 탐색으로부터 이를 파괴하기까지의 전 과정을 하나의 시스템에 포함시킨 미 해군의 최신종합무기 시스템이다. AEGIS(이지스)는 그리스신화에서 제우스가 그의 딸 아테나에게 준 방패를 의미한다. 1983년 최초의 이지스 시스템을 탑재한 미 해군의 이지스 순양함 타이콘데로가호가 취역하였다. 타이콘데로가급 이지스 순양함은 스프루언스급 구축함의 선체를 개조한 것으로, 항공모함 선단의 함대 방공을 책임지는 함정이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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