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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태기에 대한 생각..

알찬돌삐 2008. 12. 12. 09:10
네이트 톡을 보다가 권태기에 대한 글이 있었다..

보다가 베스트 리플이 너무 마음에 들어서 저장해둔 글..


-- 네이트 톡 원문

남자친구가 있어요.
전 27이고. 남친은 29이죠.
20살부터 사귀어서 벌써 7년이죠.
학교 씨씨였고, 졸업해서 서로 취업하고.. 등등을 거쳐
내년이면 8년이라는 --
이런어마어마한 세월앞에 정말 변해가는 모습을 실감하네요.
영화를 극장에서 본지도 3년은 된거같고,
서로 밥먹을때도 알콩달콩 얘기하면서 먹는것도 아니고,
그냥 각자 밥먹고
그렇다고 딱히 할말도 없고, 뭘해도 재미없고,
정말 너무너무 가족같고
주말에는 직장때문에 피곤하다고 계속 잠만게되고
 
예전에 연애의 목적이라는 영화 봤을때
박해일이 딸같고 가족같고 뭐 그래요 라는 대사를 할때
이해 못했었는데 지금은 정말 알거같아요
사랑은 의리로 한다는거.
옛날에는 사랑을 왜 의리로해? 이해못해. 라고 생각했었지만 말예요ㅋㅋ
 
처음사귀는 남자친구를 7년이나 사귀면서 한눈안팔고 열심히 사겨왔는데 이제 정말 좀 많이 지겨워요.
앞으로 한 2~3년 사귀어서 결혼하면
이대로 결혼하면... 정말 설레임없이 이런관계가 쭉계속되겠죠
 
권태기 극복 법 이런거 인터넷에 많이 뜨죠.
거기있는거 다 해봤어요
새로운데도 가보고 제가 이벤트도 많이해주고 이랬지만
이젠 이벤트를 해도 그닥 신기해하지않고
그때뿐이고 몇주 지나면 또 똑같아져요.
 
크리스마스가 다가오죠
하지만 우리는 크리스마스를 6번을 이미 같이 보냈어요
7번째크리스마스.
좋은식당도, 좋은 경치도, 트리꾸미기도, 옛날에 다 졸업해서
이젠 그닥 기대되지도 않아요
 
아........
아직도 좋지만. 사랑하지만. 지겹고
정말 새로운 설레임을 느끼고싶다는 이 생각.
 
 
얼마전에 초등학교 동창들과 연락이 되어, 만나게 되었어요
옛날에 날 좋아했었다며, 웃으며 얘기하던 친구가 있었는데
그냥 그렇게 그날 만나고 연락을 딱히 주고받는건 아니지만,
그래도 그때 이후로 더더욱더 이런생각이 가득해져서
이렇게 글 남겨보아요..
 
여러분도 이런경험 있으신분 있으세요?



-- 베스트 리플

흠...(IP: MDA0MGM1NGM5) 2008.12 .08 09:03 동감(263)신고(0)
 
전 유부남입니다만
지금의 아내와 연애시절에(알고 지낸건 2년 연애는 3년을 했네요)
가끔씩 권태기처럼 느껴진다거나..
다른 여자도 만나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거나..
객관적으로 보면 내여친보다 나을거 하나 없는 여자가 매력적으로 보인다거나..
그럴때마다 내 여친이 다른 남자의 애인이 되어있는 모습을 상상했답니다
 
나에게는 10분마다 보여주어서 새삼스러울것도 없고 이젠 별 감흥도 없는 그미소를
나 아닌 다른 남자에게만 보여준다는 상상...
여름에 땀차서 이젠 슬쩍 놓게되는 그 손을 다른 남자와 다정하게 잡고 있다는 상상...
나에게 예뻐보이고 싶어서 한껏 차리고 나와봤자 거기서 거기네~라는 나의 핀잔만 받았던 여자를
나 아닌 다른 남자가 사랑스럽게 쳐다보는 상상...
 
어느것 하나 끔찍하지 않은게 없더군요...
 
어느 연인이나 오래 사귀면 상대의 어떤 모습에도 별 감흥이 오지 않고 설레지도 않는 권태기가 온다더군요
하지만 나에겐 몇년간 봐와서 지겹기까지 한 그 모습이
다른 누군가에겐 생전 처음 느껴보는 신선함일수 있다는걸 생각해본다면
내 애인 내 배우자가 조금은 달리 조금은 더 매력적으로 보이지 않을까요??
 
연애 초반의 설레임만 그리워하고 갈구하려면 평생 잠깐잠깐의 인스턴트식 사랑만 즐기며 살아야지
백년해로를 꿈꾸는 결혼은 어떻게 하시려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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